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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kt소식

모습은 달라도 공공서비스는 그대로 100년의 시간을 달려온 공중전화 변천사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집 밖에서 유일한 통신 수단이었던 공중전화. 언제 어디서든 급한 용건을 전할 수 있어 든든한 마음을 주기도, 멀리 떨어져 있는 애인과 가족의 목소리를 듣게 해주기도 한 고마운 통신수단이었는데요. 그러나 스마트폰 보급률이 100%에 달하는 지금, 공중전화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우두커니 서있기만 하던 공중전화의 모습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것, 눈치 채셨나요? 무용지물로 전락했던 공중전화는 이제 전화기의 기능을 넘어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맨홀 구멍에 갇혀 의식을 잃어가던 한 남성을 시민들이 기지를 발휘해 공중전화기에 부착된 ‘심장충격기’로 살려낸 일도 있었는데요. 이렇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 공중전화! 이번 포스팅에서는 오랜 시간 우리와 함께한 공중전화의 길고 긴 변천사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국내 최초 말 전하는 기계, ‘전어기’의 탄생


 ┃벽걸이 자동식 전화기(왼쪽), 1896년 궁중에서 사용했던 자석식 전화 교환기와 교환수(오른쪽)


전화가 처음 개통된 날은 1896년 10월 2일이었습니다. 덕수궁과 인천 사이에 개통되었으며, 당시 ‘텔레폰’을 음역해 ‘덕률풍’이라고 부르거나 말 전하는 기계라는 뜻으로 ‘전어기’라고도 불렸는데요. 당시 백범 김구 선생이 이 전화기의 덕을 본 일화도 유명하죠. 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보복으로 김구 선생이 일본인을 살해했다가 교수대에 끌려가기 직전, 고종의 사행집행 정지명령 전화를 받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전화기가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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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년 최초로 전화업무를 개시한 한성전화소 전경


전화에 대한 보급이 이어지면서 1902년에는 초기 공중전화라 할 수 있는 ‘전화소’ 가 등장했습니다. 서울 마포, 도동, 시흥, 경교 등지에 처음으로 자리를 잡게 됐습니다. 1920년 초에는 무인부스에 동전을 넣어 사용하는 ‘자동전화’로 변신했다가 1927년 지금 불리고 있는 ‘공중전화’라는 이름을 얻게 됩니다. 1903년에는 서울 마포-도동(남대문)-시흥(영등포)-경교(서대문) 등지에 초기 공중전화라고 할 수 있는 '전화소'가 등장했습니다. 전화소는 1910년대초 무인부스에 동전을 넣어 사용하는 '자동전화'로 변신했다가 1927년 '공중전화'라는 제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카드식 공중전화 등장과 함께 ‘공중전화 전성기’ 시작


 ┃ 공중전화를 사용하기 위해 줄 서있는 사람들


이후 옥외 무인 공중전화, 카드식 공중전화의 등장 그리고 무선호출기 삐삐가 유행하며 공중전화는 전성시대를 맞게 됩니다 1962년 옥외 무인 공중전화는 시청 앞과 화신 백화점 등 서울 시내 10곳에 등장하게 되는데요. 체신부가 직접 관리하는 무인부스는 시민들이 5원짜리 동전만 넣으면 혼자 통화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는 카드식 공중전화가 보급되면서 공중전화는 전성기의 시작을 알리게 되는데요. 카드 전화는 충전 금액이 남아 있는 만큼 장시간 통화할 수 있어 당시 혁명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도입 4년만에 사용량이 126배 성장하는가 하면, 최진실의 사인카드는 2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 당시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셈이죠. 

 

┃ 2000년대 공중전화 모습


90년대 초반에는 삐삐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죠? 때문에 삐삐에 온 메세지를 확인하느라 공중전화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은 흔한 풍경이었습니다. 그렇게 공중전화 사업은 연 매출 8000억원 가량을 기록할 만큼 중요한 공공서비스로 자리잡습니다. 하지만 얼마 후 휴대폰 보급이 시작되면서 공중전화는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리게 됩니다. 우리나라 거의 모든 국민이 휴대폰을 소지 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공중전화는 더 이상 설 자리를 잃게 된 것이지요. 공중전화의 숫자도 매년 줄어들고 있는 실정인데요.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15만여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6만9000여대로 줄었습니다. 



쇠퇴기를 지나 ‘멀티부스’로 부활하다

지금의 공중전화는 가장 본질적 기능인 전화 기능이 스마트폰에 밀리면서 존재 이유를 잃어 버렸지만, 전화 기능 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금융, 건강복지, 관광 안내’ 등 여기는 멀티부스!

┃멀티부스


공중전화 관리사인 KT링커스는 2011년 ‘멀티부스’라는 이름으로 공중전화를 새롭게 바꾸었습니다.  멀티부스는 전화기능 외에도 현금인출기(ATM), 심장자동충격기(AED), 서울시 안내 키오스크, 무료 핸드폰 충전 등의 편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또한 도심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이점을 활용해 주변 감시용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는가 하면, 야간 조명을 통해 가로등 역할까지 하고 있어 멀티부스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멀티부스는 현재 전국에 1400여대가 운영 되고 있는데요. 도시 미관, 금융, 건강복지 등과 결합해 시민의 편익을 증대하고 있는 것이죠. 이렇게 다양한 이름으로 거듭난 공중전화는 그 모습이 많이 달라졌지만, 도심 속에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점은 변함이 없는 것 같죠?


도심 속 ‘범죄 대피소’ 안심부스

 

┃안심부스(세이프존)


2015년에는 공중전화가 범죄로부터 사람들을 지켜주는 ‘안심부스’로 또 한번 변신했습니다.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묻지마 범죄 등 위급 상황에서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대피소 역할을 하는 것인데요. 범죄에 취약한 여성, 노약자,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 층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했답니다. 안심부스는 위급상황이 발생 시, 적색 버튼을 누르면 문이 자동으로 닫히면서 사이렌, 경광등이 작동됩니다. 또한 범죄자 얼굴이 CCTV에 자동 녹화되고 저장되어 범인 검거에도 도움이 되고 있는데요. 안심부스는 현재 서울에 16대가 운영 중이고, 기능은 동일한 세이프존은 전국에 144대 설치되어 있습니다.  


전기차 충전소∙도서관 부스∙자전거길 무인 인증센터 

 

┃전기차 충전소


최근에는 운영중인 공중전화 외에도 폐 공중전화 부스를 활용해 다양한 모습으로 거리에 나서고 있습니다. 전기차 충전소, 미니 도서관, 자전거길 무인 인증센터, 가 그 결과들인데요. KT 링커스는 서울시 ‘나눔카’ 전기차 셰어링업체인 한카와 손잡고 전기차 부스를 만들었습니다. 서비스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 중에 있는데요. 전기차 보급에 맞춰 국내 전기차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현재 서울에는 영등포구, 중랑구, 도봉구 3곳에 운영되고 있습니다. 


 

┃폐 공중전화를 재활용한 미니 도서관


폐 공중전화를 활용한 미니도서관도 시민들에게 인기 만점일 것 같은데요! 

송파구에는 '스토리가 있는 행복 플랫폼' 사업의 일환으로 미니 도서관과 GiGA Wi-Fi 부스를 운영하고 있고, 성동구는 시민들이 마음껏 책을 빌려볼 수 있는 무인문고 ‘책뜨락’을 설치 운영하고 있습니다. 부산시 해운대구 등 타 지자체에서도 설치 운영중에 있다고 하네요. 또한 국토부, 안전행정부는 공동으로 인천에서 부산을 연결하는 아랫뱃길~한강~새재길~낙동강 간 633km를 종주한 라이더(rider)를 인정하는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 인증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종주를 돕기 위해 권역별 포인트가 되는 곳의 페 공중전화를 활용해 자전거 도로 종주 관리카드에 스탬프 확인 날인을 찍을 수 있는 장소로 탈바꿈 한 것이죠. 


자전거길 무인 인증센터


┃어항으로 변신한 공중전화 부스



지금까지 100년 이상의 공중전화 역사와 변천사 과정을 살펴보았는데 어떠셨나요? 이제 거리에서 공중전화를 보면 새로운 느낌으로 공중전화를 볼 수 있을 같습니다. 오랜 시간 묵묵히 공공의 서비스를 담당해온 공중전화, 앞으로도 다양한 모습으로 오래오래 함께하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