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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금융산업 수단에서 본질이 된 ICT, 인터넷 전문은행

11월 29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KT 컨소시엄의 K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승인을 받았습니다. K뱅크와 ICT 융합으로 한국형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금융시장의 새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핀테크라는 단어가 우리 주변에서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핀테크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이 합쳐진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야기하는데요, 기술을 통해 기존의 금융 거래방식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을 뜻합니다. 


사실 금융과 정보기술은 매우 밀접한 발전관계를 갖고 있는데요. 금융 발전의 전기를 마련한 것은 바로 은행의 탄생이 아닐까 합니다. 과거 돈을 자신의 집안에 보관하던 패러다임에서 은행이 생겨나게 되면서 은행에 돈을 맡기게 되었고, 이는 금융 서비스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여기에 정보통신기술은 돈의 흐름과 함께 돈의 이동 범위를 확대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전신환(電信換, telegraphic transfer)은 데이터 통신을 통해 원거리 및 해외 송금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은행에 있어서도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금융의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7~80년대에 은행의 수납, 환업무, 지불계 등의 업무는 일일이 수작업으로 진행되었으며, 은행에서 주판은 흔한 아이템이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90년 이후 태어나신 분들은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은행공동망이 개설이 되지 않던 때에는 서로 다른 은행이 아닌 동일한 은행이라 하더라도 통장 개설 지점이 아니면 내가 예금한 돈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지금과 같이 ATM을 통해 금융기관 및 비금융기관까지 협력 및 제휴가 이루어지기 위해 은행은 지속적인 정보통신기술의 활용을 시도하였습니다. 80년 중반 이후부터 지속적인 정보기술 도입을 통해 내부 전산화 및 금융결제원을 통한 은행간 전산 연결이 최근 웹이나 앱을 통한 은행거래로 확대 변화되어 왔습니다.



과거 은행은 우리 주변 곳곳에 위치하며, 금융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 왔습니다. 돈이 있는 사람들에게 예금을 받아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대출하는 것은 물론 화폐 발행 업무, 자금 중개 및 지급결제 업무, 신용상태 개선 등의 업무처리에서부터 펀드 및 보험의 판매 서비스까지 확대되었습니다. 지금은 이러한 서비스가 웹과 스마트폰을 통해 온라인으로까지 확대가 되어 있습니다.


2015년 11월 29일, 평화은행(1992년) 이후 23년만에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의 시작을 선포하였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이름처럼 인터넷을 통해 기존은행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은행입니다. 지금까지의 인터넷뱅킹은 입금, 계좌조회 및 이체 등 기본적인 은행업무만이 가능하였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은 외환, 신용카드, 방카슈랑스 등의 거의 모든 업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전통적인 은행의 모습인 번호표와 친절한 상담이 없는 은행이 왜 필요하냐고 물으신다면, 기존 은행보다 비용발생 요소가 적습니다. 그렇다 보니 예대마진과 각종 수수료를 거의 받지 않아도 수익을 낼 수 있게 되고 이는 고객에게 상대적으로 보다 높은 예금 금리, 낮은 대출 금리, 저렴한 수수료 혜택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많은 우려도 있습니다. 해외 금융선진국들은 이미 90년대부터 시작되었기에 우리가 조금 늦은 것은 사실입니다. 가까운 나라 일본 역시 2002년부터 인터넷전문은행(e-Bank 현 라쿠텐은행)을 운영하고 있으니깐 말입니다.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제도 도입을 위한 은행법 개정안 등이 선결되어야 한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금융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보다 정보통신기술에 있어서는 뒤쳐짐이 없는 우리나라이지만, 법률적 규제는 언제나 온라인전문은행의 설립을 방해하였습니다. 실제 2008년도에 법 개정 시도가 있었지만, 국회의 벽에 가로막혔었습니다. 



그래도 스마트폰의 확대와 핀테크에 대한 기대로 인해 우선 첫발을 내디뎠다는 점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은 큰 성과입니다. 이제는 금융 서비스의 변화에 대한 관심과 혁신이 필요합니다. 


모방이 편리한 지금 조금만 살펴보면 우리는 금융선진국들의 실수를 교훈 삼아 더 빠른 발전이 가능합니다. 기존의 금융 패턴을 파괴하지 않는다면, 전통적인 은행들을 넘어서기 힘들 것입니다. 금융선진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지급결제 외에 해외 송금서비스, P2P 대출, 개인자산관리 서비스, 자동 신용평가 사업 등 전통적인 은행들이 유료화 하거나 접근이 힘들었던 사업을 접목하여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우리의 장점을 살려 통신과 네트워크의 특성을 활용한 공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번 시범인가에 선정된 두 개의 컨소시엄은 모두 기존 은행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은행의 노하우를 얻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었겠지만, 보수적이었던 은행들은 은행지점 창구에서 처리하던 화면을 그대로 인터넷뱅킹 화면에 옮겨 놓았고, 이 중 일부의 기능만을 골라 스마트폰 뱅킹에 적용하였습니다. 정보기술의 활용을 통해 접근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는 익숙함에 따른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고객의 편의성에 신경을 써야 할 때입니다.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은 많은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최근 가장 이슈가 되는 산업은 바로 금융산업이 아닐까 합니다. 비록 제가 금융 전공은 아니지만, 정보통신기술이 가져온 금융 서비스의 변화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 봤습니다.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과 함께 핀테크에 대한 관심은 간편결제에서부터 인터넷전문은행으로 확대되어 가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의 역할은 기존의 경직적인 금융 서비스의 답습이 아닌 창의와 혁신에 바탕을 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들을 창출하는 것입니다. 선정기업들이 계획에 제시한 것과 같은 우체국, 편의점, 공중전화박스를 활용한 편의성과 차별화된 사업모델이 쏟아지길 기대합니다. 



김재영 │ 고려대학교 경영학부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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